앞니를 뺐는데 임플란트가 어렵다면 - 메릴랜드 브릿지 이야기
안녕하세요. 드림치과 원장 박종욱입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주로 라미네이트 이야기를 하지만, 오늘은 조금 결이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앞니를 빼야 하는데 임플란트가 어려운 경우의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치아를 빼면 임플란트가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지죠. 그런데 진료를 하다 보면 임플란트가 답이 되기 어려운 앞니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마침 최근에 치료를 마친 두 케이스가 좋은 예가 될 것 같아서, 이 두 케이스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임플란트가 늘 정답은 아닙니다
임플란트는 잇몸뼈에 기둥을 심는 치료입니다. 당연히 뼈가 받쳐줘야 가능하죠. 그런데 앞니를 빼게 되는 이유 중 상당수가 잇몸뼈가 녹아서입니다. 치아를 붙잡고 있어야 할 뼈가 이미 많이 사라진 상태에서 발치를 하게 되는 거죠. 뼈이식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방법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래 앞니 자리는 원래부터 뼈의 폭이 얇고 치아 사이 공간도 좁아서, 뼈가 많이 녹은 상태라면 이식을 더해도 임플란트가 만만치 않은 자리입니다. 수술 범위를 계속 키워가면서까지 임플란트를 고집하는 것이 맞을까. 고민하게 되는 지점입니다.
그런데
임플란트 말고도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도 수십 년 전부터 있던 방법이죠. 메릴랜드 브릿지라는 치료입니다.
옆 치아에 날개를 붙여서 치아를 이어주는 방법
메릴랜드 브릿지는 빠진 치아 옆의 치아 뒷면에 얇은 날개를 접착하고, 그 날개에 치아 한 개를 이어 만드는 방식입니다. 벽에 구멍을 뚫지 않고 접착식으로 붙이는 선반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예전에는 이 날개를 금속으로 만들어서 치아가 살짝 어두워 보이는 단점이 있었는데, 요즘은 강도가 좋은 세라믹으로 만들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없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옆 치아를 거의 깎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수술이 없다는 점입니다.
잇몸 모양은 치아가 빠지기 전에 잡아야 합니다
본격적인 케이스 이야기 전에, 발치 치료에서 정말 중요한데 의외로 잘 모르시는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치아가 빠진 자리의 잇몸은 아물면서 납작하게 주저앉습니다. 치아 주변의 잇몸은 원래 치아를 감싸면서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감쌀 치아가 없어지면 그 곡선이 무너지는 거죠. 한 번 주저앉은 잇몸은 다시 세우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아무리 예쁜 치아를 만들어 넣어도 잇몸 곡선이 무너져 있으면 그 부위만 어딘가 어색해 보입니다. 치아는 잇몸에서 솟아나듯 시작되어야 자연스러우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런 케이스에서 발치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임시치아를 만들어 붙입니다. 잇몸이 아무는 동안 임시치아가 그 곡선을 안에서 받쳐주는 거죠. 석고는 굳기 전에 모양을 잡아야 합니다. 굳고 나서는 늦죠. 잇몸도 똑같습니다.
1. 아래 앞니 케이스
첫 케이스는 아래 앞니 하나가 문제였습니다. 잇몸뼈가 많이 녹아 치아가 흔들리는 상태였고, 더 두면 옆 치아까지 나빠질 수 있어 발치를 결정했습니다. 뼈 상태를 보면 임플란트는 어려운 케이스였죠. 발치하자마자 그 자리에서 임시치아를 만들어 잇몸 모양을 잡았고, 한 달 후 잇몸이 안정된 다음 옆 치아 뒷면에 날개 하나만 만든 메릴랜드 브릿지를 접착해서 마무리했습니다.
왜 날개를 하나만 만들까요? 양쪽에 붙이면 더 튼튼할 것 같은데요.
오히려 반대입니다. 아래 앞니들은 씹을 때마다 각자 미세하게 따로 움직입니다. 양쪽 치아에 날개를 붙이면 이 미세한 움직임의 차이가 접착 면을 계속 흔들어서 한쪽 날개가 먼저 떨어지게 되죠. 문제는 떨어진 줄도 모르고 지내다가 그 틈으로 충치가 생기는 겁니다. 날개가 하나면 브릿지가 그 치아와 한 몸처럼 같이 움직이니 이런 일이 없습니다. 실제로 날개 하나 방식이 더 오래간다는 임상 연구들이 꾸준히 나와 있습니다.
하악 치아의 경우 교합력이 적은 경우에는 2개의 치아까지도 가능합니다.
2. 위 앞니 케이스 - 날개를 앞면에 붙였습니다
두 번째는 위 앞니 옆의 치아, 그러니까 웃을 때 정면에서 바로 보이는 자리였습니다. 마찬가지로 뼈가 많이 녹아 임플란트가 어려운 상태였고, 발치 당일 임시치아로 잇몸 모양부터 잡아둔 것까지는 첫 케이스와 같습니다.
그런데 이 케이스는 날개를 붙일 자리가 문제였습니다. 위 앞니의 뒷면은 아랫니 끝이 와서 닿는 자리입니다. 물리는 관계에 따라서는 날개가 들어갈 공간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죠. 이 케이스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발상을 바꿨습니다. 날개를 뒷면이 아니라 앞면, 입술 쪽에 붙이기로요. 옆의 송곳니 앞면에 라미네이트처럼 얇은 세라믹 날개를 접착하고, 거기에 치아 하나를 이어 만든 겁니다. 저는 이 방식을 라미네이트 브릿지라고 부릅니다. 메릴랜드 브릿지의 응용인 셈이죠.
앞면에 붙이면 티가 나지 않을까요?
날개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일은 결국 라미네이트를 만드는 일과 같습니다. 색과 투명감과 표면의 결을 옆 치아와 맞추는 것. 제가 20년 넘게 해온 그 작업이죠. 송곳니 위의 날개는 라미네이트처럼 자연스럽게 얹혀 있고, 거기서 이어진 치아는 미리 잡아둔 잇몸 곡선에서 솟아나듯 올라옵니다. 어느 치아가 만든 치아인지, 본인이 아니면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물론 이 치료가 모든 발치 케이스의 답은 아닙니다. 씹는 힘을 크게 받는 어금니 쪽이나 이갈이가 심한 분, 날개를 받아줄 옆 치아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라면 임플란트나 다른 방법이 나을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진단이 먼저인 거죠. 이 부분은 무조건 어느 쪽이 좋다고 말씀드리기는 힘든 부분입니다.
케이스 이야기를 하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오늘 말씀드리고 싶었던 부분은 이 정도여서 여기까지 하고 글을 줄일까 합니다.
앞니를 빼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다면
임플란트가 어렵다는 말에 너무 낙심하지 마시고
이렇게 한번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빼고 난 자리의 잇몸 모양은 어떻게 지키나요? 임플란트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나요?"
치아를 빼는 그날, 잇몸의 모양은 이미 결정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잇몸 위에 올라갈 치아의 자연스러움은 결국 라미네이트에서 늘 말씀드리던 그 작은 것들, 색과 투명감과 표면의 결에서 나옵니다. 치아 하나가 없어진 자리를 감쪽같이 되돌리는 일은, 알고 보면 라미네이트와 똑같은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은 강남 드림치과 박종욱 원장이 진료실에서 직접 작성한 임상 기록이며, 원문은 원장 블로그에 게시된 글입니다. 본문에 실린 사진은 원장이 시술한 실제 증례입니다. 치료 결과는 개인의 구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모든 시술에는 개인차와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