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라미네이트, '빨리'보다 '제대로'가 먼저입니다
안녕하세요. 드림치과 원장 박종욱입니다.
요즘 진료실에 방학을 맞은 대학생 분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취업 준비 전에, 새 학기 전에, 오래 미뤄둔 앞니 고민을 해결하고 싶어서 오시는 거죠. 맞습니다. 방학은 라미네이트 치료를 하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그런데 20년 넘게 여름마다 보게 되는 안타까운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8월 말, 개학을 일주일 앞두고 오셔서 이렇게 물으시는 겁니다. "개학 전까지 될까요?"
오늘은 방학 라미네이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왜 방학이 좋은 시기인지, 그리고 왜 지금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라미네이트는 생각보다 시간이 필요한 치료입니다
라미네이트가 하루 이틀에 끝나는 치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치아 위에 얇은 세라믹을 붙이는 것뿐인데 오래 걸릴 게 뭐가 있나 싶으신 거죠. 그런데 제대로 된 라미네이트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이렇습니다.
먼저 진단과 디자인입니다. 치아와 잇몸 상태를 살피고, 얼굴과 입술에 어울리는 형태를 정하는 단계죠. 그다음이 제작입니다. 숙련된 기공사가 세라믹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빌드업 방식은 치아 하나하나에 손이 갑니다. 그리고 가봉. 완성 전에 임시로 맞춰보고 색과 형태를 확인하는 날입니다. 여기서 수정할 부분이 나오면 다시 기공소를 다녀와야 하죠. 마지막이 최종 접착이고, 접착 후에도 물림을 확인하고 미세하게 다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을 다 밟으면 보통 몇 주가 걸립니다. 단계 사이사이에 잇몸이 안정될 시간, 만들어질 시간, 확인할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방학이 좋은 시기인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학기 중에는 이 단계들을 밟기가 쉽지 않습니다. 수업과 시험 사이에 내원 날짜를 잡다 보면 단계 하나하나가 밀리고, 급한 마음에 확인을 대충 넘어가게 되죠. 방학은 이 시간을 온전히 쓸 수 있는 시기입니다. 가봉에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면 고칠 시간이 있고, 접착 후에 적응할 시간도 있습니다. 시간에 쫓기지 않는 것. 좋은 라미네이트의 숨은 조건 중 하나입니다.
방학 라미네이트에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방학이 끝날 무렵에는 증명사진, 취업 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죠. 지난 표면 질감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급하게 만들어진 라미네이트는 플래시가 터지는 순간 혼자 하얗게 뜹니다. 평생 남을 사진이라면, 그 사진 속 치아는 더더욱 시간을 들여 만들 이유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 좋은 시기가 정반대로 쓰이는 경우를 매년 봅니다. 방학 숙제와 똑같습니다. 두 달 내내 미루다가 개학 전날 몰아서 하는 거죠. 8월 말에 오시면 제대로 된 과정을 밟을 시간이 없습니다. 그때 눈에 들어오는 것이 하루 만에 끝난다는 광고들입니다. 시간이 없으니 선택지가 그것밖에 없는 것처럼 보이는 거죠. 그런데 지난 글들에서 말씀드렸듯이, 하루 만에 완성되는 라미네이트는 그 속도를 위해 많은 것을 생략한 결과물입니다. 진단도, 개인에 맞춘 디자인도, 손으로 쌓아 올리는 제작도, 가봉에서의 확인도 줄어들거나 사라집니다. 방학이라는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으면서 가장 아쉬운 선택을 하게 되는 겁니다.
지금 시작하면 여유 있게 끝납니다
개학을 9월 첫 주라고 하고 거꾸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접착 후 물림을 확인하고 적응하는 시간으로 한두 주는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8월 중순에는 최종 접착이 되어야 하죠. 가봉과 제작에 두어 주를 잡으면, 상담과 진단은 지금, 그러니까 7월 말에서 8월 초에는 시작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방학 라미네이트의 마지노선이 사실상 지금인 셈이죠.
고등학생 자녀와 함께 오시는 부모님들도 계십니다. 이 경우는 조금 더 신중해야 합니다. 아직 잇몸 라인이 자리 잡는 중이거나 교정이 먼저 필요한 경우라면, 라미네이트 시기를 늦추는 것이 맞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무조건 방학이니 지금 하자고 말씀드리기는 힘든 부분입니다. 어디까지나 진단이 먼저인 거죠.
한 가지 덧붙이면, 상담을 했다고 반드시 이번 방학에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단을 해보면 잇몸 치료가 먼저 필요한 경우도 있고, 라미네이트보다 다른 치료가 맞는 경우도 있고, 시기를 늦추는 것이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건 그것대로 수확입니다. 이번 방학에는 준비를 하고 겨울방학에 치료를 하면 되니까요. 급하게 결정한 라미네이트보다 한 계절 늦은 라미네이트가 낫습니다.
방학 라미네이트에서 꼭 챙기셨으면 하는 것
시간 여유가 있는 만큼, 가봉 날을 제대로 쓰시기 바랍니다. 밝은 곳에서 옆 치아와 색을 비교해 보고, 광택이 혼자 번쩍이지는 않는지, 입술을 움직일 때 형태가 자연스러운지. 지난 글들에서 말씀드린 확인법들을 쓸 수 있는 날이 가봉 날입니다. 어색한 부분이 있으면 꼭 말씀하셔야 하고, 고칠 시간은 방학이 충분히 줍니다.
여름마다 하는 이야기지만 올해도 8월 말에 아쉬운 얼굴들을 만나게 될 것 같아, 조금이라도 이른 시점에 이 글을 남깁니다.
방학 안에 끝내야 한다는 조급함에
하루 만에 된다는 광고에 현혹되지 마시고
방학이 주는 시간의 여유를 제대로 쓰시기 바랍니다.
빨리 끝난 라미네이트는 방학과 함께 잊히지 않습니다. 그 후로 10년 넘게 매일 거울에서 만나야 하니까요. 몇 주를 아끼는 것보다 10년이 만족스러운 쪽이 남는 계산이라는 것. 20년 넘게 이 치료를 하면서 확인한 몇 안 되는 확실한 답 중 하나입니다.
이 글은 강남 드림치과 박종욱 원장이 진료실에서 직접 작성한 임상 기록이며, 원문은 원장 블로그에 게시된 글입니다. 본문에 실린 사진은 원장이 시술한 실제 증례입니다. 치료 결과는 개인의 구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모든 시술에는 개인차와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