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앞니

앞니 한 개만 라미네이트, 될까요? 사실 이게 제일 어렵습니다

글 · 박종욱 원장 (치과보존과 전문의) 발행

"원장님, 저 진짜 딱 앞니 하나만 고치면 되는데... 혹시 한 개만도 해주시나요?"

진료실 상담 테이블에 앉으시는 환자분들 중, 유독 목소리를 낮추고 조심스럽게 이런 질문을 던지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문턱을 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셨을지 그 표정만 봐도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길을 걷다 살짝 넘어져서 앞니 끝이 조금 깨져나간 분, 학창 시절에 신경치료를 받고 잊고 지내다가 어느 날 문득 그 치아 하나만 잿빛으로 어둡게 변해버린 분, 혹은 어릴 때 가벼운 외상으로 인해 양쪽 앞니 크기나 형태가 미묘하게 달라진 분들이 주로 찾아오시죠.

이분들의 마음속에는 한결같은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치과에서 돈도 안 되는 한 개짜리 치료는 안 해준다고 하면 어쩌지?', '괜히 멀쩡한 옆 치아들까지 싹 묶어서 6개, 8개씩 하라고 강요당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입니다.

안녕하세요. 압구정 한자리에서 20년째 라미네이트와 앞니 심미보철을 집중적으로 진료해 오고 있는 드림치과 대표원장 박종욱입니다.

우선 결론부터 명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당연히 앞니 딱 한 개만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치과의사의 기본 원칙은 '자연치아 보존'입니다. 옆에 있는 치아들이 충치 없이 튼튼하고, 잇몸 상태도 양호하며, 색상이나 배열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멀쩡한 생니를 깎아서 치료 범위를 넓힐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문제가 있는 딱 그 한 개만 손을 대는 것이 환자분을 위해서도 가장 정직하고 옳은 접근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흥미롭고 솔직한 임상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려고 합니다. 치과의사 입장에서 치료 난이도를 매겨보자면, 앞니 6개나 8개를 한 번에 세팅하는 것보다 '단 하나의 치아'를 만들어 넣는 것이 비교도 안 될 만큼 훨씬 더 어렵고 까다롭습니다.

2개 치아에 대한 라미네이트
2개 치아에 대한 라미네이트
2개 치아에 대한 라미네이트. 자연치아와 잘 어울리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2개 치아에 대한 라미네이트. 자연치아와 잘 어울리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얼핏 들으면 의아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여덟 개 만드는 게 손도 많이 가고 일도 많을 텐데, 왜 겨우 하나 만드는 게 더 어렵다고 할까?' 싶으실 텐데요.

치아를 여러 개 동시에 진행할 때는 새로운 세라믹 보철물들끼리의 형태적 비율과 톤의 조화만 잘 맞춰주면 됩니다. 전체적인 틀 안에서 통일감을 주는 작업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딱 한 개만 단독으로 들어갈 때는 완전히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보철물 바로 옆에, 조물주가 빚어놓은 '진짜 내 자연치아'라는 너무나 완벽하고 냉정한 비교 대상 이 1mm의 틈도 없이 딱 붙어있기 때문입니다.

자연치와 색상이 반 톤만 어긋나도, 투명도가 미세하게 탁하기만 해도, 형광등 아래나 야외 햇빛 아래 서는 순간 유독 그 치아 하나만 인조 손톱을 붙여놓은 것처럼 도드라져 보입니다. 마치 새하얀 셔츠 한가운데에 묻은 볼펜 자국처럼 시선이 그곳으로만 쏠리게 되죠. 그래서 전치부 단일치 보철은 전 세계 모든 심미치과의사와 세라믹 기공사들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고난도의 시험대입니다.

왜소치의 라미네이트
왜소치의 라미네이트
왜소치 2개만 라미네이트 치료를 진행
왜소치 2개만 라미네이트 치료를 진행
왜소치 2개의 라미네이트가 자연치아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잘 어울립니다.
왜소치 2개의 라미네이트가 자연치아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잘 어울립니다.

지금 거울을 손에 들고 본인의 앞니를 아주 가까이에서 유심히 관찰해 보시길 바랍니다. 사람의 치아는 흰색 페인트를 칠해놓은 밋밋한 단색이 절대 아닙니다. 잇몸 쪽은 상아질이 비쳐서 은은하게 따뜻한 노란빛을 띠고, 중간 부위는 단단한 에나멜의 깊은 색감이 느껴지며, 아래 절단면 끝으로 갈수록 푸르스름하고 맑은 투명층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치아 표면을 손톱 끝이나 혀로 살살 만져보면 미세한 굴곡과 세로줄 결(Perikymata)이 살아있어, 빛이 닿는 각도에 따라 반사되는 광택과 반짝임이 제각각 다릅니다.

바로 옆 치아와 완벽하게 동화되도록 만들려면 이 복잡한 입체 층과 텍스처를 손끝으로 전부 재현해 내야만 합니다.

요즘은 기술이 좋아져서 3D 구강 스캐너로 치아를 스캔하고 컴퓨터로 디자인해서 밀링 기계로 깎아내는 '원데이 시스템'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빠르고 편리하며 체어타임도 짧다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공장에서 찍어 나온 단일 세라믹 블록을 기계로 깎아내는 방식은 필연적으로 결과물이 한 톤으로 밋밋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형태는 똑같이 깎을 수 있을지 몰라도, 자연치아가 가진 영롱한 투명도와 다채로운 색감의 그라데이션까지는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드림치과는 앞니 단일치 케이스일수록 기계 방식이 아닌, 숙련된 세라믹 기공사가 직접 빚어내는 '핸드메이드 파우더 빌드업(Layering Build-up)' 방식을 고집 합니다.

백금박 라미네이트. 자연치아와 잘 어울리기 위한 최상의 라미네이트 제작 과정
백금박 라미네이트. 자연치아와 잘 어울리기 위한 최상의 라미네이트 제작 과정
앞니 한 개만 라미네이트, 될까요? 사실 이게 제일 어렵습니다 본문 사진 7
앞니 한 개만 라미네이트, 될까요? 사실 이게 제일 어렵습니다 본문 사진 8

진료실에서 환자분의 치아 사진을 정면, 측면, 자연광, 플래시 등 다양한 조명 조건에서 고화질로 수십 장 촬영합니다. 그리고 기공실의 마스터 기공사와 함께 모니터에 사진을 띄워놓고 치아의 내부 색조, 채도, 명도, 미세한 균열선과 투명 밴드의 위치까지 면밀하게 분석하죠.

그 후 기공사는 붓을 들고 도자기를 빚듯이, 얇은 내면 코어 위에 상아질 파우더, 에나멜 파우더, 투명 파우더를 0.1mm 단위로 겹겹이 쌓아 올리며 가마에 여러 번 구워냅니다. 손도 엄청나게 많이 가고 시간도 며칠씩 소요되는 클래식한 방식이지만, 바로 옆 치아를 속일 수 있을 만큼 자연스러운 치아를 완성하는 방법은 오직 이것뿐이라고 확신합니다. 치과에서 상담받으실 때 "이 치아는 어떤 재료로, 누가, 어떤 공정으로 만드나요?"를 꼭 확인해보셔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물론, 제가 모든 분께 무조건 "한 개만 하세요"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환자분의 기대치를 채워드리기 위해 "이 치아는 하나만 건드리기보다는 대칭을 이루는 중심 앞니 두 개를 함께 다듬는 편이 훨씬 만족스러우실 겁니다"라고 먼저 제안해 드리기도 합니다.

어색하고 자연치아와 어울리지 않는 라미네이트
어색하고 자연치아와 어울리지 않는 라미네이트
재치료를 통해서 자연치아와 구분되지 않을 정도의 라미네이트로 재탄생
재치료를 통해서 자연치아와 구분되지 않을 정도의 라미네이트로 재탄생

앞니 두 개는 사람의 얼굴 정중앙에서 좌우 대칭과 시각적 중심을 잡아주는 핵심 기둥입니다. 만약 원래부터 한쪽 앞니의 폭이 심하게 좁았거나, 잇몸 라인의 높낮이나 치아 길이가 크게 어긋나 있던 상태라면, 결함이 있는 한 개만 원래 모양대로 복원했을 때 얼굴 전체의 중심선과 밸런스가 오히려 더 어색해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깨져나간 면적이 아주 미세하고 치아의 본래 색상이 잘 유지되고 있다면 라미네이트를 권하지도 않습니다. 당일 진료실에서 정교하게 레진으로 메워드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심미적인 개선이 가능하니까요.

얼마 전 저희 치과를 찾아주셨던 30대 후반 여성 환자분이 떠오릅니다. 20대 초반에 다쳐서 앞니 신경치료를 받았는데,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며 치아가 서서히 어두운 갈색으로 변해버린 케이스였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는 30대 내내 사람들과 대화할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입을 가렸고, 직장 동료들과 사진을 찍을 때도 늘 입을 꾹 다문 채 어색하게 미소 지으셨다고 털어놓으셨습니다.

그 어둡던 치아 하나만을 정성껏 핸드메이드 라미네이트로 제작해 접착해 드렸던 날이었습니다. 진료 체어에서 거울을 쥐어드렸더니 한동안 아무 말씀 없이 거울을 이리저리 비춰보시며 눈시울을 붉히시더군요. 그러고는 "원장님, 저 이제 정말 사람 앞에서 입 안 가리고 마음껏 웃어도 되겠네요..."라며 환하게 웃으셨습니다.

손톱만 한 앞니 하나를 원래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되돌려 놓았을 뿐인데, 환자분의 표정과 자존감, 그리고 삶의 태도까지 밝아지는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이 진료에 쏟아붓는 시간과 고민에 대해 말로 다 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낍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원장님, 지금은 옆 치아랑 똑같아도 나중에 나이 들어서 제 생니가 누렇게 변하면 이 라미네이트만 유독 하얗게 튀는 것 아닌가요?" 하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매우 날카롭고 좋은 질문입니다.

사람의 자연 치아는 세월이 흐르면서 표면 에나멜이 닳고 상아질이 두꺼워져 자연스럽게 명도가 조금씩 낮아집니다. 저희는 단일치 라미네이트를 제작할 때, 현재 상태뿐만 아니라 환자분의 연령대와 치아 노화 경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내부 색조 층을 단계적으로 축성합니다. 따라서 시간이 흘러도 세라믹 보철물만 혼자 튀지 않고 주변 치아와 부드럽게 세월을 함께 맞이할 수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정기검진 때 오셔서 교합 상태와 잇몸 경계부, 주변부 톤 변화만 가볍게 확인해 주시면 오랜 시간 아름답게 유지하실 수 있습니다.

세팅이 끝난 직후 환자분께 손거울을 건네드렸을 때, 어느 치아가 진짜 본인 치아이고 어느 치아가 새로 만든 보철물인지 헷갈려 하시며 한참 동안 고개를 갸웃거리실 때가 있습니다. "원장님... 저 진짜 못 찾겠어요. 이거 맞아요?" 하고 웃으실 때, 저와 기공사가 며칠 밤낮을 사진을 들여다보며 끙끙 앓았던 모든 수고가 한순간에 눈 녹듯 사라집니다.

앞니 딱 한 개가 깨졌거나 색이 변해서 거울을 볼 때마다 남모를 스트레스를 받고 계셨나요?

'하나만 치료하러 가면 치과에서 싫어하지 않을까?', '티가 많이 나서 오히려 더 어색해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으로 치료를 미루고 계셨다면 더 이상 망설이지 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문을 두드려 주세요.

자연치아를 최대한 아끼면서, 원래 내 치아였던 것처럼 가장 자연스러운 미소를 찾아드리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압구정 드림치과 박종욱 대표원장이었습니다.

이 글은 강남 드림치과 박종욱 원장이 진료실에서 직접 작성한 임상 기록이며, 원문은 원장 블로그에 게시된 글입니다. 본문에 실린 사진은 원장이 시술한 실제 증례입니다. 치료 결과는 개인의 구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모든 시술에는 개인차와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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